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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야 개인전 <다섯개의 리듬, 숨으로>
Hong Siya Solo Exhibition [Five rhythms, Into the breath]
2026. 5. 22. ~ 6.30.

관계하는 리듬
김연주(문화공간 양 기획자)


홍시야가 100개의 집(2014)에서 시작해 100그루의 나무(2019, 2024)와 100개의 바다(2025)를 지나 다다른 곳은 자연의 근원이다. 작가가 생각하는 자연의 근원은 작품 제목이 알려주듯 나무, 불, 지구, 돌, 물이다. 이를 작가는 "다섯 개의 리듬"이라고 부른다. 이는 동양의 오행(五行) 사상을 떠올리게 한다. 오행인 목, 화, 토, 금, 수는 이 순서에 따라 도움을 주어 생명을 생성케 한다. 그러니까 나무는 불을, 불은 흙을, 흙은 쇠를, 쇠는 물을, 물은 나무를 키운다. 작가도 자신만의 오행인 나무, 불, 지구, 돌, 물을 인간과 연결된 자연이자 "자라고, 타오르고, 머물고, 맺히고, 다시 흐르는" 움직임으로 보았다. 자연의 이러한 움직임은 멈춤이 없기에 리듬을 만든다. 작가는 이 리듬을 시각 이미지로 바꿔 화폭에 옮겼다.
화폭 위의 이미지는 무척이나 자유롭다. 선은 자유롭게 모이고 흩어지면서 형상이 되었다가 사라진다. 원색에 가까운 색채는 힘이 넘친다. 얼핏 보면 이와 같은 그림 기법이 초현실주의 화가들이 사용했던 자동기술법과 닮았다. 작가는 미리 구상하지 않고 순간순간 감정의 흐름에 따라 선을 긋고 색을 쌓기 때문이다. 또한, 작가는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그날 꾸었던 꿈을 그리는데 이처럼 꿈을 그린다는 측면에서도 초현실주의와 맥이 닿는다. 특히 2019년의 작품 <마음 크로키>를 자신의 깊은 무의식까지 추적했다고 작가 자신이 직접 설명했으니 홍시야의 작품을 초현실주의 경향의 작품이라 해도 무방해 보인다.
그러나 초현실주의처럼 보이는 홍시야의 작품은 어쩌면 초현실주의와 가장 먼 작품이다. 초현실주의 화가들은 인간의 무의식을 드러내려고 의식의 통제를 벗어나서 붓을 자유롭게 움직였다면, 홍시야는 보이지 않지만, 느낄 수 있는 자연의 리듬을 따라가기 위해 세상을 향해 열려있는 감각에 맡긴 채 선과 색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무의식을 추적해도 다시 신체의 감각으로 돌아오며, 내면을 살피지만, 그 안에 갇혀 있지 않고 자연을 향해 감각을 확장한다. "자신의 가장 내밀한 내면"에서 나와서 자연의 질서 안으로 들어간다. 이때 작업은 창작의 개념이 아니다. 작가의 표현을 빌려오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흐름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드러내는 일이다."
공존과 공명을 작업의 중심으로 삼았던 작가는 비자림로의 베어진 나무와 바닷속 하얗게 변해가는 산호에 공명했고, 그들과 공존하기 위해 날마다 실천했다. 100일 동안 매일 한 장씩 그림으로 나무를 심어 비자림로의 베어진 나무를 위로했고, 매일 한 장씩 100그루의 나무 초상화를 그려 나무를 기억했고, 하얗게 죽어가는 산호를 위해 "되살림의 믿음"으로 매일 한 장씩 100장의 바다를 그렸다. 작가에게 100이라는 숫자는 의지의 표현처럼 보인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작업했다.
수행과 같은 작업 후에 작가는 자연을 더 믿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하려고 하기보다 자연에 자신을 맡기고, "자연과 함께 숨을 쉬는 삶"을 산다. 그렇다고 실천의 모습이 사라졌다고 볼 수 없다. 실천의 모습도 자연과 닮아 갔다고 보아야 한다. 자연의 투쟁은 상생으로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생성의 흐름을 이어가는 강력한 투쟁이다. 그림도 자연의 흐름에 공명하며 자연스럽게 닮아 가서 자연의 이러한 힘이 그림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더 강렬해진 색채, 주저하지 않는 선이 마음을 요동치게도 했다가 고요하게도 만든다.
자연에서 찾은 감각은 어쩌면 더 강렬하고 투쟁적인 것일 수 있겠다.
작가가 자연과 공명하는 과정으로서의 작품은 우리에게도 잊었던 자연의 리듬을 느끼는 감각을 되찾아준다. 그리고 자연의 리듬에 반응하며 자연의 질서를 따라가게 한다. 이렇듯 리듬은 관계에서 나온다. 그래서 홍시야의 작품은 현실 너머를 바라보지 않고 현실 안에 있으며, 관계 안에 있다.

홍시야 작가 정보


For 100 sea &100 heart series 2025 mixed media on paper 각 16.8 X 21 cm


rhythm of water 2025 mixed media on canvas 91 X 116.8 cm


rhythm of soil 2026 mixed media on canvas 91 X 116.8 cm


rhythm of tree 2026 mixed media on canvas 91 X 116.8 cm


rhythm of flame 2025 mixed media on canvas 91 X 116.8 cm


Into the breath 2026 mixed media on canvas 130.3 X 162.2 cm